
한국형 전투기(KF-21)에 탑재될 ‘AESA 레이다’가 순수 국내 기술로 본격 양산되기 시작했다.
지난 5일 방위사업청 주최, 한화시스템 주관으로 ‘KF-21용 AESA 레이다 양산 1호기 출고식’이 용인 한화시스템 종합연구소에서 열렸다.
한화시스템은 지난해 AESA 레이다 1차 양산 계약을 시작으로, 올해 잔여 물량 계약을 완료했으며, 2028년까지 총 40대의 레이다를 KF-21에 공급할 예정이다.
‘능동전자주사식위상배열(AESA) 레이다’는 전투기의 ‘눈’으로 불리며, 공중·지상·해상 표적을 탐지하고 추적하는 핵심 장비다. 기존 기계식 레이다보다 넓은 탐지 범위와 빠른 반응 속도를 갖췄으며, 여러 표적을 동시에 탐지하고 교전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AESA 레이다는 2015년 미국의 기술이전 거부로 인해 개발 초기부터 큰 우려를 낳았으나, 한화시스템은 국방과학연구소와 협력해 2020년 시제 1호기 개발에 성공, 기술 자립을 이뤄냈다. 이번 양산 1호기 출고는 본격 실전 배치의 신호탄이다.
출고식이 열린 안테나시험장은 AESA 레이다 양산을 위해 2024년 말 신설된 최첨단 시설이다. 최대 4대의 항공용 소형 레이다를 동시 시험할 수 있는 ‘근접전계시험’ 장비를 갖췄으며, 1,000여 개 송수신 채널을 정밀 측정·검증할 수 있다.
정규헌 방위사업청 미래전력사업본부장은 “AESA 레이다 양산 성과는 정부와 방위 산업계의 협력이 만들어낸 결실”이라며, “KF-21을 시작으로 첨단 강군과 방산강국 실현을 위해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박혁 한화시스템 DE(Defence Electronics)사업부장은 “국산화뿐 아니라 수출에도 성공한 유일한 국내 기업으로서, 다양한 항공 플랫폼에 적용 가능한 AESA 레이다를 통해 글로벌 시장 공략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화시스템은 지난 5월 유럽 항공우주기업 ‘레오나르도’와 경공격기용 AESA 레이다 안테나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첫 수출 성과도 이뤄냈다.
뿐만 아니라, 미국의 기술이전 거부 대상이었던 4대 핵심 기술 중 AESA 레이다뿐만 아니라 ▲적외선 탐색·추적 장비(IRST), ▲전자광학 표적획득장비(EO TGP), ▲임무 컴퓨터(MC), ▲다기능 시현기(MFD), ▲음성통신제어시스템(ACCS) 등 KF-21의 주요 항전장비들도 모두 국산화에 성공하며 한국 방위산업의 경쟁력을 입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