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 세계가 인공지능(AI) 기술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AI 만능주의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투자가 집중되고 있으며, 교육과 업무 등 다양한 분야에서 AI 활용 경쟁이 치열하다. 국가와 기업은 AI 패권 경쟁의 승자가 되기 위해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고 전략을 수립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AI 기술 경쟁의 핵심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첫째는 CPU, GPU 등 AI 연산에 필수적인 하드웨어 생산 능력이다. 대만의 TSMC, 네덜란드의 ASML, 한국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글로벌 기업들이 이 분야에서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둘째는 AI의 두뇌 역할을 하는 거대언어모델(LLM)이다. LLM은 AI의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소프트웨어로, 누가 더 효율적으로 LLM을 개발하고 활용하느냐가 AI 경쟁의 중요한 변수가 되고 있다.
하지만 한국의 현실은 다소 우려스럽다. 현재 AI 산업의 총아로 불리는 LLM 시장은 미국의 OpenAI, Google 등 해외 기업들이 주도하고 있다. 한국 기업들도 LLM 개발에 뛰어들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미미한 수준이다. 더욱 안타까운 점은 국내에서 개발된 LLM이 언론과 학계의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돌이켜보면, 한국이 수출 강국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국산품 애용'이라는 사회적 분위기가 있었다. 부족하더라도 자국 제품을 사용하려는 노력이 있었기에 오늘날 세계 7대 무역 강국으로 발돋움할 수 있었다. AI 분야도 마찬가지다. 비록 해외 LLM에 비해 부족하더라도 한국산 LLM을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발전시켜야 한다. 이러한 노력이 AI 기술 자립을 위한 추동력이 될 것이며, 진정한 'AI Korea'로 거듭나는 발판이 될 것이다.
AI 패권 경쟁 시대, 한국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정부와 기업의 적극적인 투자와 지원뿐만 아니라, 국산 AI 기술에 대한 국민적 관심과 지지가 필요하다. 한국산 LLM을 외면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간다면, 머지않아 한국도 AI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