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온이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기술 혁신에 속도를 낸다.
SK온은 기존 ‘배터리연구원’의 명칭을 ‘미래기술원’으로 변경하고, 전고체·LFP·각형 배터리 등 차세대 기술 개발에 본격 착수했다고 3일 밝혔다. 이번 명칭 변경은 ‘기술 주도 성장’이라는 경영 기조에 따른 것으로, 기술 중심 조직으로의 정체성을 더욱 명확히 하기 위한 조치다.
초대 미래기술원장을 맡은 박기수 전 R&D 본부장은 “글로벌 기술 경쟁이 치열해지고 시장 변화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며 “선명한 R&D 전략을 바탕으로 SK온을 기술 주도형 기업으로 성장시키겠다”고 밝혔다.
SK온 미래기술원은 차세대 배터리 기술을 둘러싼 글로벌 경쟁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전고체 배터리 ▲LFP(리튬인산철) 배터리 ▲각형 배터리 등 케미스트리와 폼팩터의 다변화에 나선다. 특히 가격 경쟁력과 제품 안전성 확보를 단기 핵심 전략 과제로 삼고 기술 개발을 가속화한다는 방침이다.
가격 경쟁력 확보를 위해 셀투팩(Cell-to-Pack) 기술과 건식 전극 공정의 상용화를 추진한다. 셀투팩은 배터리 셀을 모듈 없이 팩에 바로 조립하는 기술로, 원가 절감 효과가 크다. SK온은 올해 안에 LFP 및 미드니켈 셀투팩 기술 개발을 완료할 계획이다.
건식 전극 공정은 기존 습식 공정 대비 설비 투자와 운영 비용을 줄일 수 있는 방식이다. 미래기술원은 연말까지 건식 전극 공정의 파일럿 플랜트를 구축하고, 상품성 확보에 나선다.
제품 안전성 강화를 위해선 반고체 배터리 및 열폭주 방지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낸다. 반고체 배터리는 고분자-산화물 복합계 전해질을 사용해 기존 액체 전해질 대비 안정성이 뛰어나다. SK온은 내년 말까지 시제품 생산을 목표로 파일럿 라인을 가동 중이다.
열폭주 방지 기술은 액침 냉각 방식이 핵심이다. 액침 냉각은 팩 내부 온도 상승을 효과적으로 억제할 수 있으며, 선행 기술 검증을 마친 상태다. 현재 완성차 업체들과 공동 개발을 진행 중이며, 오는 11월 예정된 SK엔무브와의 합병을 계기로 기술 개발이 한층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한편, SK온 미래기술원은 독립법인 출범 전부터 SK그룹의 배터리 기술 개발을 주도해 왔다. 1985년 유공 울산 기술지원연구소 시절부터 에너지저장장치(ESS) 개발에 착수했으며, 1991년부터는 전기차 배터리 개발에 본격 돌입했다.
1995년 출범한 SK대덕기술원은 2010년 한국 최초의 양산형 전기차에 리튬이온폴리머 배터리를 탑재했으며, 2019년에는 니켈 함량 90%의 NCM9 배터리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당시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독자적인 ‘Z폴딩’ 기술을 공정에 적용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입증한 바 있다.
SK온 관계자는 “기술 주도형 R&D 혁신을 통해 글로벌 배터리 시장에서 확실한 경쟁 우위를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