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웅제약과 대웅테라퓨틱스는 세마글루타이드 성분을 적용한 자사 개발 마이크로니들 패치가 인체 대상 초기 약물 흡수 시험(Pilot PK)에서 주사제 대비 80% 이상 생체이용률을 달성했다고 13일 밝혔다.
이번 시험은 대웅테라퓨틱스의 독자적 약물전달 플랫폼 ‘클로팜(CLOPAM®)’을 활용한 세마글루타이드 패치의 글로벌 첫 인체 적용 사례다. 세마글루타이드 피하주사와 동일 조건에서 약물 흡수 효율을 비교한 결과, 패치는 주사제 대비 80% 이상의 약물이 체내에 전달됐다. 기존 마이크로니들 패치가 평균 30% 수준에 머물렀던 점을 고려하면 획기적인 성과이며, 경구제 대비 약 160배 높은 수치다.
시험은 건강한 성인 7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피하주사와 패치 투여 후 혈중 농도를 측정해 상대적 생체이용률을 산출한 결과, 패치형 제형도 주 1회 투여가 가능할 만큼 혈중 농도가 1주일간 안정적으로 유지됐다. 약물 노출 패턴도 주사제와 유사해 상용화 가능성을 높였다는 평가다.
글로벌 비만치료제 시장은 2024년 약 159억 달러 규모에서 2030년 605억 달러로 성장할 전망이다. 현재 시장을 주도하는 GLP-1 계열 약물은 성분 간 차별성이 크지 않아, 약물전달 기술이 경쟁 우위를 결정짓는 요소로 부각되고 있다. 특히 주사 통증과 경구제의 복용 제약을 동시에 해소할 수 있는 마이크로니들 패치는 차세대 시장의 ‘게임 체인저’로 평가된다.
클로팜 플랫폼은 피부 접촉 시 용해되며 약물을 방출하는 마이크로니들 제조 기술로, ‘가압 건조’와 ‘완전밀착 포장’ 방식으로 약물 안정성을 극대화했다. 냉장 보관 없이 실온에서 유통 가능해 물류비 절감과 콜드체인 부담을 줄일 수 있으며, 주사기·바늘 사용을 없애 의료폐기물 저감에도 기여한다. 현재 관련 국내외 특허 출원 건수는 52건에 달한다.
대웅테라퓨틱스는 이번 성과를 기반으로 글로벌 기술이전, 공동 개발, 라이선스 아웃 등 다양한 협력 모델을 추진할 계획이다. 강복기 대표는 “이번 연구는 고용량 세마글루타이드를 단일 패치에 담아 효율적으로 전달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며 “비만 치료용 마이크로니들 기술의 한계를 넘어선 사례”라고 말했다.
박성수 대웅제약 대표는 “마이크로니들 제형은 복약 편의성을 높이지만 고용량 약물 전달이 어려운 한계가 있었다”며 “이번 성과를 계기로 다양한 바이오 의약품을 패치 제형으로 확장해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