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화재 교통안전문화연구소가 8일 발표한 ‘차량 운행 중 침수피해 특성과 예방대책’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차량 운행 중 발생한 침수사고가 4,200건을 넘어서며 운전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부터 2024년까지 삼성화재에 접수된 차량 침수사고는 총 4,232건에 달했으며, 이 가운데 수도권 지역에서만 72.5%가 발생했다. 경기도가 전체의 40.1%를 차지하며 가장 많은 사고가 발생했고, 서울시는 28.4%로 뒤를 이었다. 특히 서울 서초구(31.2%)와 강남구(30.3%), 경기 성남시(12.2%)와 화성시(8.8%)가 주요 침수 피해 지역으로 집계됐다.
2022년의 집중호우와 태풍 ‘힌남노’가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며, 해당 연도에만 전체 사고의 약 70%에 달하는 2,924건이 발생했다. 반면 2023년과 2024년은 연평균 약 654건 수준으로, 2022년의 사고 건수는 연평균 대비 약 4.5배에 달했다. 전체 피해 규모는 약 325억 원, 사고 1건당 평균 피해액은 768만 원으로 추정됐다.
침수사고는 주로 야간에 집중됐다. 오후 6시부터 다음 날 오전 6시 사이 발생한 사고가 전체의 61.2%를 차지했으며, 이 중 특히 오후 9시부터 자정 사이에 가장 많이 일어났다(31.6%). 야간 사고의 평균 피해액은 862만 원으로, 주간 사고(619만 원)보다 약 40%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차량 유형별 분석에 따르면, 세단형 승용차의 침수사고 비중이 72.5%로 압도적이었다. SUV는 17.4%, 화물차는 8.8%를 차지했다. 세단 차량의 엔진 흡입구 높이가 평균 69cm로, SUV(97cm)보다 낮아 침수에 더 취약하다는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눈에 띄는 점은 외산차의 사고 비중이다. 전체 사고 중 외산차가 차지하는 비율은 44.7%에 달했는데, 이는 국내 등록 차량 중 외산차 비중이 15.2%라는 점을 감안하면 매우 높은 수치다. 외산차의 평균 엔진 흡입구 높이는 65.8cm로, 국산차 평균인 72.6cm보다 낮아 침수 피해에 더 쉽게 노출되는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화재 교통안전문화연구소는 이러한 분석을 바탕으로 운전자와 지자체의 적극적인 침수 사고 예방 노력을 촉구했다. 장마철과 태풍 기간에는 △기상 예보를 미리 확인하고 차량 운행을 자제할 것 △침수 도로는 무리하게 진입하지 말 것 △저지대 도로는 가급적 피할 것 등의 기본 수칙을 지킬 것을 강조했다.
전제호 수석연구원은 “운행 중 침수구간을 마주쳤을 경우, 멈추기 전 저속으로 단번에 통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만약 차량이 침수됐다면 시동을 걸지 말고, 바로 견인해 정비를 받아야 2차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